"김 대리, ㅇㅇ상회 미수 얼마 남았죠?"
유통 현장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가는 전화입니다.
영업사원은 거래처 앞에서, 운전 중에, 창고에서 수시로 궁금한 게 생깁니다. 이 거래처 미수가 얼마인지, 이 상품 한 박스 단가가 얼마인지, 지원품이 몇 개 남았는지, 지난달에 어떤 상품이 들어갔는지.
답은 전부 ERP 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사원이 ERP를 직접 열어 조회하는 일은 드뭅니다. PC 앞에 없기도 하고, 화면을 찾아 들어가 조회할 시간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리팀에 전화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경리 담당자는 하던 장부 작업을 멈추고 ERP를 열어 조회한 뒤 다시 전화로 답해야 합니다. 한 통의 전화가 두 사람의 업무 흐름을 동시에 끊습니다. 이게 하루에 수십 번 반복되면, 전화 한 통당 2~3분쯤으로 보이던 것이 조직 전체로는 하루 수 시간의 손실이 됩니다.
저희가 최근 완료한 프로젝트는 바로 이 문제였습니다.
20~30년 된 ERP, 바꾸지 않고 연결했습니다
이 유통사가 쓰는 ERP는 업계에서 20~30년째 쓰이는 전형적인 레거시 시스템입니다. 최신 API 같은 것은 없습니다. 데이터는 사내 PC의 로컬 데이터베이스에 있고, 외부에서 접근할 방법도 없습니다.
흔히 떠올리는 해결책은 "ERP를 새 시스템으로 교체"입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쌓인 장부와 업무 프로세스가 얽힌 시스템을 갈아엎는 것은 비용도, 리스크도, 현장 저항도 큽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은 ERP를 한 줄도 건드리지 않는 연결이었습니다.
- 커넥터 프로그램: ERP가 설치된 사내 PC에 작은 커넥터 프로그램을 설치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클라우드 서버 쪽으로만 연결을 열어 두기 때문에, 사내 네트워크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통로를 새로 뚫을 필요가 없습니다. 보안 검토에서도 부담이 적은 구조입니다.
- 조회 전용 원칙: 커넥터는 원천 ERP 데이터를 읽기만 합니다. 사전에 검토·승인된 조회문만 실행할 수 있고, 어떤 데이터도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습니다. AI가 임의로 쿼리를 만들어 날리는 구조가 아닙니다.
- AI는 해석만 담당: 사용자의 자연어 질문을 AI가 "무엇을 물어보는 질문인지"로 구조화하는 역할까지만 합니다. 실제 조회는 승인된 조회문이 수행하고, 답변의 숫자는 조회된 실제 데이터를 그대로 표시합니다. AI가 금액이나 잔액을 "지어내는" 일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직원들이 실제로 쓰는 모습
도입 후 현장의 모습은 단순합니다.
경리팀은 ERP 화면 상단의 질문창에 "이번 달 매출 높은 거래처 순서대로 보여줘", "ㅇㅇ상회 월평균 매출이 얼마야?"라고 그대로 입력합니다. 엑셀로 내려받아 피벗을 돌리던 일이 한 문장으로 끝납니다.
영업사원은 스마트폰 앱에서 말로 묻습니다. "ㅇㅇ상회 미수 알려줘." 음성이 텍스트로 변환되고, 직원이 내용을 확인한 뒤 전송하면 몇 초 안에 답이 옵니다. 거래처 앞에서, 차 안에서, 경리팀에 전화하지 않고 확인합니다.
이름을 살짝 틀리게 말해도 유사한 이름의 후보들을 함께 찾아 보여주고, "그럼 보증금은?" 같은 후속 질문도 방금 물어본 맥락을 이어서 처리합니다. 영업사원은 본인 담당 거래처만 조회할 수 있도록 권한도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변화 — 경리팀 전화가 조용해졌습니다. 각자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아도 됩니다.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검증된 패턴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우리 회사에도 가능할까?"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것은 더 이상 실험적인 기술이 아닙니다. 레거시 시스템에 커넥터를 붙이고, AI가 자연어를 해석하고, 읽기 전용 조회로 답하는 이 방식은 이미 많은 기업이 사내에 도입해 운영 중인 검증된 패턴입니다.
중요한 건 기술의 신기함이 아니라, 현장에 맞게 정확하게 구현하느냐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공을 들인 부분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 정확성: AI가 답변의 숫자를 생성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조회 결과에 없는 것은 "없다"가 아니라 "확인할 수 없다"로 답합니다. 기록이 없음을 잔액 0원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 권한: 영업사원은 본인 담당 거래처만, 경리·관리자는 소속 회사 범위만 조회합니다. 다른 사람의 질문과 답변은 열람할 수 없습니다.
- 보안: AI API 키나 데이터베이스 접속 정보는 사내 PC나 앱에 저장되지 않습니다. 질문과 답변은 암호화되어 저장됩니다.
기술 자체보다, 이런 운영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데모"와 "실제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가릅니다.
이 프로젝트가 남긴 것
화려한 대시보드나 거창한 플랫폼이 아니었습니다. 남은 것은 소박합니다.
- 전화를 걸던 사람은 이제 앱에 묻습니다
- 전화를 받던 사람은 하던 일을 멈추지 않습니다
- 20년 된 ERP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바뀐 것 없이 돌아갑니다
AX(AI Transformation)의 현실은 대부분 이런 모습입니다. 조직을 뒤집는 대변혁이 아니라, 사람들의 하루를 수십 번씩 끊던 마찰 하나를 조용히 제거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마찰이 사라진 자리에서, 직원들은 원래 자기 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용과 기간은 얼마나 드나요?
AI 도입을 검토할 때 결국 가장 궁금한 질문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프로젝트가 "수억 원, 1년 이상"의 대형 SI 사업으로 접근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AI 개발 도구와 검증된 연동 패턴의 발전으로, 이제는 훨씬 비용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같은 규모라면 1~2억 원, 약 3개월이면 가능합니다. FDE(전방배치엔지니어) 방식으로 저희 엔지니어가 현장에 직접 들어가 업무 흐름을 파악하고, 기존 ERP를 그대로 둔 채 자체 시스템 위에 DX·AX 전환을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숫자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기존 시스템의 상태가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 비용과 기간은 달라집니다.
- ERP 데이터 구조가 깔끔하고 접근 방법이 명확하면 더 빠르고 저렴해집니다
- 반대로 문서가 없고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다면, 정리하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중요한 건, 첫 상담에서 현재 환경을 진단하고 현실적인 견적과 일정을 드린다는 점입니다. "한 번 만나보시죠"가 아니라, 검토하실 수 있는 구체적인 숫자를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VANF는 이런 일을 합니다
VANF는 이 프로젝트처럼 낡은 시스템과 최신 AI를 연결해 현장의 마찰을 없애는 일을 합니다.
20년 된 ERP, 사내 파일 서버, 엑셀 기반 업무 — "우리 환경은 특수해서 AI는 어렵다"고 생각하셨다면, 그 환경 그대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스템을 갈아엎지 않고, 조회 전용으로 안전하게, 작은 업무 하나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회사의 "경리팀 전화"에 해당하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VANF에 문의하세요. 현장의 업무 흐름을 함께 들여다보고, 가장 먼저 없앨 마찰이 무엇인지 같이 찾아드리겠습니다.